전설이 된 공포, 그리고 현실에서 시작된 저주.
1976년 개봉한 영화 《오멘(The Omen)》은 지금까지도 공포영화 팬들 사이에서 ‘가장 저주받은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악마의 자식 ‘데미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종교적 상징과 심리적 압박이 어우러진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순히 영화로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오늘은 촬영 중 실제 사건들로 유명해진 영화들 중에서 오멘 – 악마 영화의 저주인가? :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정확한 공포”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오멘》 제작을 둘러싼 온갖 불운과 기이한 사고들은 당시 제작진들조차 “진짜 저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했다. 비행기 사고, 낙뢰, 동물의 공격, 차량 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 영화는 작품 그 자체보다도 현실에서 벌어진 공포로 인해 더 큰 전설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은 단지 우연의 연속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의 개입이 있었던 걸까? 지금부터 《오멘》의 촬영과 개봉을 둘러싼 실제 사건들을 통해 그 ‘저주의 실체’를 들여다보자.
비행기 사고, 낙뢰, 예약 변경 – 죽음은 가까이 있었다
《오멘》의 제작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사건은 비행기 사고와 관련된 일련의 우연들이다.
영화의 프로듀서인 하비 버나드(Harvey Bernhard)는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처음부터 뭔가 좋지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을 뒷받침하듯, 영화 관계자들이 겪은 비행기 사고는 단순한 해프닝 수준이 아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제작진이 원래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제작진은 스케줄 변경으로 인해 해당 항공편을 취소했고, 우연히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이 사실은 훗날 알려지면서 “악마가 누군가를 데려가려 했지만 빗나간 것”이라는 불길한 해석을 낳았다.
그 외에도, 주연 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이 탑승한 비행기가 낙뢰를 맞는 사고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작사 대표가 타고 있던 또 다른 비행기 또한 낙뢰를 맞았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두 번의 낙뢰, 두 대의 비행기, 그리고 모두 영화 관계자였다. 이쯤 되면 “우연이라기엔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동물원에서의 공격과 실제 사육사의 죽음
영화 《오멘》에는 주인공 가족이 동물원을 방문해 동물들의 이상 반응을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이 장면 촬영 이후, 실제로 믿기 어려운 동물 공격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의 동물 훈련을 담당하던 사육사가 촬영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백호에게 공격당해 사망한 것이다.
그는 영화의 동물 훈련 장면과 관련된 전문가로, 사육사 경험도 풍부한 인물이었지만, 호랑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당시 제작진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일부는 “악마가 자신을 방해하는 자를 제거한 것”이라는 비공식적 속설을 퍼뜨렸다.
또 다른 사례로는 영화 속 장면을 위해 사육된 바브리 원숭이들의 집단적인 광기가 보고되기도 했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해진 원숭이들이 철창을 흔들며 공격성을 드러냈고, 일부 스태프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이 정도로 공격적인 반응은 처음 본다”고 말했으며, 이는 단순한 훈련 실패 이상으로 여겨졌다.
이처럼 영화 속 동물과 관련된 공포 장면이 촬영 후 현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오멘》이 단순한 픽션을 넘어선 무언가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폭발, 사고, 그리고 영화와 너무 닮은 실제 죽음
《오멘》의 저주 전설을 결정짓는 가장 소름 끼치는 사건은 스턴트 코디네이터 존 리처드슨(John Richardson)에게 일어났다. 그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잔혹한 죽음 장면을 연출한 인물로, 특히 차량 사고로 사람이 참혹하게 죽는 장면을 담당한 바 있다.
영화가 개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실제 교통사고를 겪게 된다. 당시 그는 네덜란드에서 연인과 함께 차량을 타고 가던 중, 정면 충돌 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동승자는 즉사했다. 더욱 소름 끼치는 사실은, 사고 현장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옴멘(Omen)”이라는 표지판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66.6km"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는 증언이다.
이 기이한 우연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악마가 리처드슨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졌고,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반복된 셈이 되어 버렸다.
이 외에도, 영화 홍보를 맡은 관계자가 갑작스러운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거나, 배우들이 원인불명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영화의 음악을 맡았던 제리 골드스미스는 수차례 작업 중 장비 고장과 데이터 소실을 겪었고, 이는 그가 남긴 인터뷰에도 남아 있다.
악마는 정말 존재했을까?
《오멘》은 단순한 악마영화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체가 하나의 괴담으로 변해갔다. 촬영 중 벌어진 연이은 사고들, 너무도 정확한 숫자와 장소, 동물의 공격, 실제 죽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펼쳐지면서 사람들은 이 영화에 실제 악마적 힘이 개입한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품기 시작했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건은 충분히 ‘우연’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멘》을 둘러싼 사건들은 그 우연이 반복되며 현실을 압도하는 무게감을 가졌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저 스크린 속의 공포에만 반응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그 공포를 직접 체험하며 살아가야 했다.
《오멘》은 단순히 “악마의 아이”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 얼마나 쉽게 허구의 뒤를 따라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동시에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은 보이지 않는 힘의 존재를 암시하는 기묘한 전설이기도 하다.
여러분이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그 이면에 숨겨진 ‘저주의 흔적’들을 떠올리며 감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혼자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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