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의 전설, 그 이면의 진짜 공포.
1973년 개봉한 영화 《엑소시스트(The Exorcist)》는 단순한 공포영화 이상의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다.
악령에 빙의된 소녀와 이를 퇴마하려는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전례 없는 공포 연출과 종교적 소재로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에서는 일부 극장에서 관객이 실신하거나 구토를 하는 일이 벌어졌고, 심지어 상영관에 응급차가 대기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그러나 진짜 공포는 영화 속이 아니라, 촬영 현장과 배우들의 삶에서 벌어졌다.
오늘은 촬영 중 실제 사건들로 유명해진 영화들 중 엑소시스트 – 저주받은 명작의 시작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저주받은 영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엑소시스트》 제작과 관련된 사건들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잇따른 죽음, 이상한 사고, 설명되지 않는 화재, 그리고 스태프들의 증언은 이 작품을 단순한 영화가 아닌 현실 속 괴담의 시작점으로 만들었다.
세트장은 왜 두 번이나 불탔을까?
엑소시스트 촬영 중 가장 유명한 사건은 세트장 화재 사건이다.
영화 속 중심 배경이 되는 맥닐 가의 집 세트장이 어느 날 의문의 화재로 완전히 소실된 것이다. 더욱 기이한 점은, 악마에 빙의된 소녀 리건의 방만 제외하고 모두 불탔다는 사실이다. 전기적 문제, 인재, 혹은 기타 원인을 두고 조사가 진행됐지만, 명확한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은 성직자를 불러 세트 전체에 엑소시즘(퇴마 의식)을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제작진은 대외적으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상징적 행위’라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영화가 뭔가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건드린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한다.
해당 화재로 인해 촬영은 몇 주간 중단되었고, 제작 예산은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 이후 《엑소시스트》는 더욱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배우와 스태프의 죽음… 단순한 우연일까?
《엑소시스트》 제작 기간과 상영 전후로 발생한 죽음의 연쇄는 이 영화의 오컬트적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사례는 리건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엘렌 버스틴이 촬영 중 허리를 심하게 다친 것이다.
그녀가 리건에게 밀려 쓰러지는 장면은 실제로 부상을 입으며 촬영된 장면이며, 그녀의 고통스러운 비명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 비명이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영화에 등장한 인물 중 총 9명이 제작 중 혹은 영화 개봉 직후 사망했다. 그 중에는 주인공 소녀 리건의 할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 맥닐 가의 하녀 역 배우, 기술 스태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잭 맥고런(버크 데닝스 역)은 영화 개봉 직전 갑작스럽게 사망하여 충격을 안겼다.
그 외에도, 감독 프리드킨은 몇몇 배우나 관계자들이 이유 없이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이상한 꿈을 반복해서 꿨다는 증언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치부하지만, 너무도 많은 '우연'이 반복되다 보니, 대중들 사이에서는 ‘엑소시스트의 저주’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기 시작했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무너진 순간들
이 영화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들은 단순히 사망이나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의 후반부, 악마가 신부에게 말을 걸거나 리건이 중얼거리는 장면에 사용된 음성은 실제 악마 소리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물론 이는 음성 조작과 효과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당시 관객들은 그 사운드가 비정상적으로 불쾌하고 무서웠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영화의 초반 부분에서 등장하는 수술 장면(경동맥 혈관 조영술)은 당시 실제로 의료 전문가가 연기하며 실물 장비를 사용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지나치게 리얼한 나머지, 일부 관객들은 그 부분에서 실신하기도 했다.
심지어 배우 린다 블레어(리건 역)는 이 영화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와 위협에 시달리며,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나는 단지 연기를 했을 뿐인데, 마치 내가 진짜 악마에 빙의된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엑소시스트는 저주인가, 거대한 상징인가
《엑소시스트》는 공포영화의 역사에서 단순한 히트작이 아닌 문화적, 심리적 충격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불가사의한 사건과 인간적인 고통이 뒤따랐다. 이 영화에 얽힌 죽음, 부상, 화재, 정신적 충격들은 오늘날까지도 ‘영화의 저주’라는 미스터리로 회자된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으며, 대부분의 사건들은 우연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우연이 한 작품 안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묘한 불안을 안겨준다. 오히려 그 불안감이 《엑소시스트》를 더욱 특별하고 강력한 영화로 만든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만약 여러분이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그 "저주받은 걸작"을 감상하며 현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단, 불을 켜고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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