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저주하는 영화가 실제로 존재할까?
세상에는 수많은 공포 영화가 있다. 귀신이 나오고, 살인마가 등장하고, 피가 튀는 장면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포영화는 우리를 겁에 질리게 만들 뿐, 현실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그러나 《안트럼: 저주받은 영화(Antrum: The Deadliest Film Ever Made, 2018)》는 그 경계를 넘는다. 이 영화는 단지 ‘무섭다’는 수준을 넘어, 관객에게 실제로 ‘저주’가 전이될 수 있다는 소문과 함께 전 세계적인 공포 전설로 부상했다.
오늘은 촬영 중 실제 사건들로 유명해진 영화들 중에서 안트럼: 저주받은 영화 –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저주에 걸린다고? : 페이크 다큐 형식의 공포영화지만, 실제 상영 중 관객 실신 등 전설화된 사건들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안트럼》은 처음부터 미스터리한 형식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자신을 다큐멘터리처럼 포장하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죽었다”는 전설과 함께 시작된다. 화면에는 ‘이 영화를 보는 당신에게 경고한다’는 경고문이 뜨고, 실제로 1970년대에 제작되었지만 수십 년간 봉인되었다는 설정이 붙는다. 이 설정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관객은 일종의 심리적 최면 상태로 영화 속에 빠져든다.
하지만 단순한 설정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상영 중 발생한 실제 사건들이 심상치 않다. 관객이 기절하거나, 화재가 발생하고, 상영관에서 사고가 이어지는 등의 사건은 《안트럼》을 단지 공포영화가 아닌 ‘저주받은 콘텐츠’로 승격시켰다. 과연 이 영화는 단지 연출된 공포일까, 아니면 정말로 무언가를 품고 있는 걸까?
영화의 정체: 가짜 다큐? 실재하는 금기?
《안트럼》은 형식 자체가 독특하다. 영화의 초반 10여 분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며, 이 영화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프레임 내 프레임’ 구조를 가진다. 다큐 부분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등장한다.
“이 영화를 본 후 사망하거나 실종된 관객들의 수는 현재까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제작진 중 일부도 사망했으며, 상영 중인 극장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후 본편이 시작되는데, 흑백에 가까운 질감, 오래된 필름 효과, 그리고 기이한 편집 방식이 관객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어린 남매가 죽은 강아지를 천국으로 보내기 위해 금단의 숲에서 지옥으로 가는 문을 찾는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상징과 이미지들은 명백하게 사탄주의적 기호와 오컬트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관객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삽입된 플래시컷은 영화의 전설에 불을 붙였다. 어떤 장면에서는 단 두 프레임만 등장하는 괴기스러운 인물이나, 고문 도구의 그림자, 문서화된 부적 등이 스쳐 지나간다. 이것이 관객의 잠재의식에 저주를 심는 장치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과 영화 평론가들은 이러한 플래시컷이 사람에게 심리적 불안과 불면, 공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영화가 단순히 겁주는 것 이상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고 있는 셈이다.
‘실제’ 상영 중 벌어진 일들
《안트럼》의 악명은 영화가 첫선을 보인 2018년 필름 마켓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시사회에서 일부 관객이 극심한 두통과 메스꺼움,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자리를 뜨는 일이 발생했고, 한 명은 상영 도중 실신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사건은 곧바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공포 마니아들 사이에서 ‘저주받은 영화가 부활했다’는 전설로 확산되었다.
또한, 루머에 따르면 한 유럽 영화제에서는 《안트럼》을 상영하던 도중 영사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발생하고, 극장 일부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일화는 영화의 본편에 등장하는 지옥과 연관되어, 관객들 사이에 “이 영화 자체가 저주받은 물건”이라는 인식을 굳히게 되었다.
실제 상영 전에는 법률 자문을 거쳐 책임 방지 각서를 관객에게 서명받았다는 소문도 있다. 다큐멘터리 부분에서 나오는 “제작진은 이 영화를 본 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경고문은 그저 영화적 장치인지, 아니면 실제 법적 예방책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러한 소문들이 쌓이면서 《안트럼》은 단순한 인디 호러 영화에서 현대판 ‘저주의 전설’로 거듭나게 된다.
진짜 무서운 건 영화가 아닌 인간의 심리?
《안트럼》의 진짜 공포는 오히려 ‘심리적 암시’에 있다.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보다는, “이 영화를 보면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긴다”는 전제가 관객에게 자기실현적 저주를 유도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위험한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뇌는 과도하게 민감해진다. 이 과정에서 불쾌한 장면이나 음향, 번쩍이는 화면 등이 심리적 혼란과 공포 반응을 증폭시킨다. 특히 《안트럼》은 저주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들은 상태로 관람하게 만들기 때문에, 관객은 이미 준비된 공포 상태에서 영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실제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고, 진땀이 나며,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공포 그 자체보다는, ‘공포를 경험할 것이라는 확신’에 의해 야기되는 현상이다.
결국, 《안트럼》이 만들어낸 가장 큰 공포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 그 자체다. 이는 우리가 ‘진짜’와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야기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전설이 된 영화, 그리고 인간의 믿음
《안트럼: 저주받은 영화》는 독특한 방식으로 공포를 전달한다. 화려한 CG도,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도 없다. 대신, 관객이 상상하고 믿게 만든다. 그리고 그 믿음이 실제로 신체 반응과 행동, 심지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현대 공포영화 중 가장 기묘하고 위험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는 진짜 저주받은 필름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설계된 공포 마케팅일까? 진실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안트럼》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관객의 심리 깊숙한 곳에 침투해, 공포라는 감정이 어떻게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를 실험한 작품이다.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자.
공포는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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